이번 글에서는 크기가 없는 점 속에 숨어 있는 거대한 공간, 스핀 이야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우리 몸을 보여주는 특별한 사진기 자기공명영상
우리는 병원에 가면 엑스레이 사진이나 초음파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뼈만 보이는 엑스레이와 달리, 뇌나 근육처럼 몸속 깊은 곳의 부드러운 장기도 자세히 볼 수 있는 장치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자기공명영상(MRI)입니다. 자기공명영상은 몸속의 물 분자를 이용해 사진을 찍습니다.
사람의 몸은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은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에서 수소 원자가 자기공명영상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왜냐하면 수소 원자 속에 들어 있는 양성자가 특별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양성자는 작은 자석처럼 행동하는데, 이것을 바로 스핀이라고 부릅니다.
자기공명영상 장치 안에는 매우 큰 자석이 들어 있어서 우리 몸 속 수소 원자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줄을 서게 만듭니다. 이렇게 정렬된 양성자는 특정한 움직임을 하게 되고, 이 움직임을 이용해 신호를 얻으면 우리 몸속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공명영상은 단순한 사진기가 아니라, 양자의 세계가 가진 신비한 성질을 이용하는 과학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흔히 보는 사진기와 달리, 자기공명영상은 빛 대신 원자들의 성질을 이용해 몸속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스핀이란 무엇일까요
스핀이라는 단어는 어린이들에게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스핀은 우리말로 돌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핀은 양성자나 전자 같은 아주 작은 입자가 가지고 있는 성질을 말합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에서는 공이나 팽이가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자의 세계에서 말하는 스핀은 단순히 물체가 도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양성자나 전자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공처럼 크기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마치 작은 자석처럼 특정한 방향을 가지며 움직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방향을 바로 스핀이라고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지구가 자전하며 남극과 북극을 가지는 것처럼, 전자나 양성자도 작은 자기적인 극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핀을 작은 자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자기공명영상에서 사용하는 수소 원자 속 양성자는 바로 이 스핀 덕분에 자석처럼 행동하고, 자기장 속에서 방향을 바꾸거나 신호를 내보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려면, 스핀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팽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아주 작은 세상 속에서 수많은 팽이가 계속 돌고 있고, 그것이 모여 우리 몸속 모습을 보여주는 데 쓰인다고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3. 자기공명영상은 어떻게 몸속을 볼 수 있을까요
자기공명영상이 작동하는 원리는 스핀과 자기장이 만나면서 생깁니다. 자기공명영상 장치 안에 들어가면 강한 자기장이 발생합니다. 그러면 우리 몸속 수많은 수소 원자들이 모두 자기장 방향으로 나란히 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 원자들은 단순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작은 팽이가 흔들리며 도는 것처럼 세차운동이라는 움직임을 합니다.
이때 특별한 전자기파를 보내면 수소 원자들이 공명현상을 일으킵니다. 공명은 마치 그네를 밀어 줄 때 리듬이 맞으면 크게 흔들리는 것과 같습니다. 수소 원자들도 자기와 딱 맞는 리듬의 전자기파를 받으면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다시 방출합니다. 자기공명영상은 바로 이 방출되는 신호를 잡아내어 컴퓨터로 계산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몸속의 뇌, 혈관, 근육 같은 조직의 모습을 사진처럼 보여줍니다. 뼈처럼 단단한 곳과 물이 많은 근육은 수소 원자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사진에 나타나는 밝기나 어두움이 다르게 보입니다.
그래서 자기공명영상을 통해서는 단순히 뼈뿐만 아니라 몸속 깊은 곳의 연한 조직까지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들은 이 사진을 보고 병을 찾거나 치료 방법을 정합니다. 즉 자기공명영상은 우리 몸의 작은 수소 원자들이 들려주는 목소리를 그림으로 바꾸어 주는 과학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작은 세상에서 큰 세상으로 이어지는 길
스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세계의 성질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성질 덕분에 우리는 자기공명영상이라는 놀라운 장치를 통해 몸속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양자의 세계는 우리 일상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 한 잔 속의 수소 원자, 숨 쉬는 공기 속의 분자들 모두 스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작은 세계가 모여 우리가 살아가는 큰 세상을 이루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스핀의 성질을 더 깊이 연구하여, 더 정밀한 진단 장비를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지금은 단순히 신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젠가 과학자가 되어 이 작은 스핀의 비밀을 더 밝힐 수도 있습니다.
크기가 없는 점 같은 양자의 성질이 실제로는 우리 삶 속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습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작은 세계가 이렇게 큰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소중한 것들의 의미를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